‘미인 1941’/ 조두진 지음/ 307쪽(장편소설)

2024.05.22 22:45:13

“한순간만이라도 일편의 여백도 없이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있는 사람은 그 사랑을 잃어도 혼자가 아니다.” -90쪽-



 

  장편소설 ‘도모유키’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고, ‘능소화’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소설가 조두진의 신작 소설 ‘미인 1941’이 출간됐다. 1941년 독립군 특공대의 일본 현지 납치 작전이 줄거리이며, 엄청난 속도감과 긴박감, 궁금증이 장점이다. 겉으로 드러난 줄거리는 미인계 작전을 위해 일본에 침투한 특공대의 작전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 가’하는 묵직한 질문이 들어 있다. 소설 제목 ‘미인 1941’은 1941년 일제 강점기 당시 미인계 작전에 투입된 독립군 여성의 미적 아름다움을 지칭하는 것인 동시에, 독자로 하여금 ‘당신은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중 어느 인물의 삶을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하는가’ 묻는 것이기도 하다. ‘어느 인물을 아름답다고 여기는가’하는 질문은 ‘당신은 어떤 삶을 지향하느냐’는 질문인 셈이다.

  

1. 줄거리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만성적인 재정난과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무렵인 1941년 6월, 독일이 소련을 침공했다. 소련군은 맥없이 무너졌다. 모스크바 함락은 시간 문제였다.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은 동부국경을 지키는 30개 사단 병력 중 절반을 서부전선으로 이동 배치해 독일군에 맞설 생각이었다.

 

문제는 독일과 동맹국인 일본이었다. 소련 동부국경에 배치된 병력을 서부전선으로 돌리면, 그 공백을 노려 일본 관동군이 침공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서부전선에서 독일군의 전면 공격을 받는 마당에, 동부에서 일본군의 대규모 공세를 받는다면 소련 멸망은 자명했다. 일본군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동부지역 군대를 서부전선으로 옮길 수는 없었다.

 

임시정부 김구 주석은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과 무기 지원 담판을 벌이기 위해 일본 정부 고위관료 납치작전을 세운다. 일본군 동향 정보를 가진 일본 관료 오자키 호츠미를 소련에 넘기는 대가로 대한 광복군이 소련으로부터 무기를 지원 받고자 한 것이다.

 

오자키 호츠미를 일본 도쿄에서 중국 충칭까지 강제로 납치해 올 수는 없었다. 그가 자의로 이동하도록 해야 했다. 충칭 임시정부는 오자키를 일본에서 빼내오려는 ‘미인계’ 작전을 세우고, 여성 미인계 요원 김지언과 정예 전투요원 3명을 도쿄로 급파했다. 1941년 10월이었다.

 

하지만 미인계 요원으로 차출된 김지언과 전투요원 서우진이 연인 사이임을 임정 지도부는 몰랐다. 미인계 작전과 연인간의 사랑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화인(火因)을 안고 납치 특공대가 출발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임무와 질투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미인계 작전 특공대가 일본에 도착했을 때 현지 상황은 특공대가 출발할 당시와 판이했다. 독일 언론인으로 위장해 활동하던 리하르트 조르게는 소련 스파이 혐의로 일본 특별고등경찰에 긴급 체포됐고, 도쿄 납치조의 목표인 오자키 호츠미는 일본 특별고등경찰의 삼엄한 감시 속에 가택연금 상태였다. 미인계는 써보지도 못할 상황이었다.

 

도쿄 납치특공대는 손아귀(당초 작전 계획‧예상)에서 달아나려는 운명을 붙들어 두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우여곡절 끝에 납치 특공대는 오자키 호츠미를 일본 도쿄에서 빼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시모노세키를 거쳐, 부산에 도착한다. 하지만 도쿄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음에도 난관은 끝이 없다. 일본 열도를 채 벗어나기도 전에 경찰의 추적이 시작됐고 위험은 갈수록 커진다. 그렇게 납치조는 일경의 추적을 따돌리며 달아나는 중이다. 하지만 운명이 갈리는 순간을 맞이하고, 위험천만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소설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2. 독자 평

▶YES24 구매 독자 평

서우진이 김지언을 차라리 덜 사랑했다면 그런 결정을 안 하지 않았을까.

서우진과 김지언은 어째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만약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이처럼 재미있고 감동적인 소설을 오랜 만에 읽었다.

 

▶ 교보문고 구매 독자평

전날 밤 늦게 펴 든 소설책, 다음 날 점심약속까지 취소하고 완독했다. 슬픈 결말일 것 같은 예감 속에서 또 다른 한편으론 희망을 가져보며 속도감 있게 읽은 소설이다. 독자를 이렇게 본인의 책에 붙들어 매둘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게 분명하다. 1941년 아름다운 사람들이 겪어낸 납득할 수 없는 일들에 가슴이 시린다.

 

▶ 교보문고 구매 독자평

“한순간만이라도 일편의 여백도 없이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있는 사람은 그 사랑을 잃어도 혼자가 아니다.” -90쪽- 내게도 그런 사랑이 있었다. 그 사람도 나처럼 ‘일편의 여백도 없이’ 나를 사랑했을까.

 

▶ 알라딘 구매 독자평

심은섭이 희미하게 웃었다 “상관없는 일이오 저쪽에 잡혀 온 사람들이 불든 말든 그것은 그 사람들의 일이고 이것은 내 삶이요” - 본문 중에서-

 

등장인물인 20대 청년 심은섭은 육신의 처참한 순간에도 영악하지 않은 자신의 삶을 살고 아름답게 떠났다. “이것은 내 삶이오” 라던 그의 말이 귓전에 계속 맴돈다.

  

▶ 인터파크 구매 독자평

모처럼 한호흡에 읽을 수밖에 없는 중독성 있는 대작을 접했다. 치밀한 스토리 구성과 전개, 근대 국제정세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판단, 지정학적 분석 그리고 인간존재에 대한 고민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성찰을 하는 기회가 되었다.

 

▶ 추천글

『미인 1941』은 압도적인 서사와 긴박한 전개로 인해 소설 속의 이야기가 마치 현실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로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실제로 나는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뒷장이 궁금해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이산하 (대안연구공동체 시인학교장, 시인)



안정주 기자 esan22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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