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역사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영천에서 간행된 최초의 한문과 한글(諺解本)이 병기된 음식(飮食) 한방(醫書)서 수민방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보고회와 시연회를 열었다.
한문을 모르는 백성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만들어 집집마다 읽고 알게 하고 재난을 극복하라고 전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흉년으로 곡식이 귀하게 되었을 때의 대용 식물의 제조법으로부터, 환자가 생겼을 때를 위한 약선음식을 통한 치료방법인 식치방(食治方)까지 실려 있다.
이번 보고회는 수민방과 함께 영천의 고문헌인 영천의 오천정씨 정하준의 부인 풍천임씨와 남양홍씨 문중의 부조록인 『애감록』(1761~1812년)의 기록을 통한 현대 조리법 개발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활용방안 또한 함께 연구함으로써 활용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이다.
현재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를 채록하기 위해 임고면 선원 마을 20여 분의 할머니의 생생한 음식 이야기를 반영시켜 과거에서 현재를 이어주는 과정에 부족한 부분을 메운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개발된 음식은 모두 세 종류인데 첫 번째, 닭온반은 혼례나 상례 시 이웃들이 함께 즐기던 음식과 두 번째, 율무 팥죽은 『애감록』의 부조물 중 한 가지인 팥죽을 바탕으로 하였다. 세 번째, 뽕잎 메밀 설기는 『구황촬요』의 작삼법(作糝法)과 선원 마을의 당귀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시연에 있어 우리 지역의 영천시 농업기술센터를 기반으로 한 우리음식연구회(회장 이영애)와 조선 1654년 수민방 연구회(회장 남애경)가 함께 3종류의 음식에서 맡았다.
이 연구는 영천시가 후원하여 만든 행사로 김남희(명지대학교 객원교수) 이재심(동국대학교 전통사찰음식연구소) 정소영(상상공감 대표) 조미순(불루시티 대표) 4명의 연구진이 6개월간의 기간에 걸쳐 조사 연구를 통해 재현하였다.
영천지역 음식문화 발전에 있어 『수민방』의 역할은 영천의 주변 환경을 통해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영천은 대규모의 한약유통단지를 보유한 도시로서 서울(경동시장), 대구(약령시장), 금산(인삼 약령시장), 제천(약초시장)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한약재 유통시장 소재지이다. 이와 함께 생약초 및 산나물의 보고인 보현산(普賢山)과 이름만으로도 자생 약초들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채약산(採藥山)이 있는 등 유통과 더불어 생산지의 기능도 갖추고 있으며 도시 규모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한방진료 기관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수민방(壽民方)』은 위 조건과 더불어 명실상부하게 영천이 한방산업의 대표적인 도시임을 내세울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수민방』을 한방도시로서의 영천에 경쟁력을 부여할 수 있는 메뉴 개발의 지침서로 활용하고 “특히 『애감록』과 지역 음식문화와 결합하여 지역적 가치를 더함으로 영천지역 음식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계기로 지역적 가치를 더하는 일이며 영천 음식에 『수민방』의 철학을 더하는 일이기도 하고 나아가 『수민방』에 타 의서(醫書) 및 식치방(食治方)과는 다른 또 한 가지의 차별성을 부여하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종합토론회에서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