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상인·N잡러 사장들, 스마트폰으로 고객 만나는 유통 생존법 실현
코로나19 이후 급변한 소비 패턴 속에서,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카메라 앞’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물건을 직접 소개하고,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하며 판매까지 이뤄내는 ‘직접 판매 시대’가 열린 것이다.
최근 주목받는 화성시의 중고 경매장을 비롯해, 대전의 전통시장 밀키트 상인, 고양시 빈티지 의류 판매자까지
각기 다른 업종에서 라이브 커머스 기반의 유통 생존법을 실현해나가는 이들의 도전이 눈길을 끈다.

“중고 물품, 30초마다 낙찰”… 화성 경매장의 빠른 승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 중고 물품 경매장은 최근 온라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속전속결 경매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제품부터 골동품, 생활잡화까지 하루 수백 건의 물품이 평균 30초 안에 낙찰되며 실시간 거래가 이뤄진다.
현장에는 말솜씨 좋은 경매사가 출품 물품을 소개하고, 경매의 공정성을 위해 실시간 중계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현장을 찾는 고객과 온라인 참여자가 함께 소통하는 구조가 특징으로,
단순 유통을 넘어 ‘참여형 콘텐츠’로서의 경매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통시장 상인, 쇼호스트로 변신해 밀키트 판매
대전의 한 골목시장 상인들은 매일 아침 들여온 신선한 재료로 직접 밀키트를 만들고, 직접 판매 방송을 진행한다.
정육점·생선가게·야채가게가 협력해 상품을 구성하고, 판매 수익을 나누는 공동체 기반 모델이다.
동네 손님만 상대하던 시장이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전국 단위의 고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한 상인은 “가게에 손님이 없어도 방송에서 주문이 밀려 들어오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빈티지 의류부터 김밥집까지… ‘한 지붕 두 가게’ N잡러의 도전
고양시의 한 옷가게. 낮에는 친정어머니가 김밥을 만들고, 딸은 라이브 방송으로 구제 의류를 소개한다.
두 사람은 피크 시간이 다를 때 서로의 업무를 도우며 인건비를 줄이고,
옷가게와 김밥집, 두 사업체를 하나의 공간에서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딸은 원래 재활 트레이너이자 놀이체육 강사, 단추공예 작가였던 이력이 있으며,
“생존을 위해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여러 직업을 유연하게 섞고 있다”고 말했다.

“팔아야 산다”는 절박함, ‘직접 판매’라는 돌파구
대형 유통망이 아닌 골목 상권과 1인 창업자들도 이제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물건을 팔고,
고객과 직접 연결되는 시대다.
거창한 세트나 장비 없이도, 진심을 담은 설명과 신뢰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특히 화성 경매장의 ‘속도’와 ‘현장성’은 상징적이다.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새로운 유통 경험을 제공하고,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참여하는 ‘콘텐츠형 유통 구조’로 진화 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기자의 한마디 | 정안뉴스 유현진
"이제는 가게가 길목에 있느냐보다, 카메라 앞에 서 있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다.
골목 상권, 전통 시장, 중고 유통이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그 변화 한가운데, 화성시의 경매장도 조용히 유통 지형을 바꾸고 있었다."
극한직업, 팔아야 사는 라이브 커머스 전성시대/사진제공=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