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이 다시 움직인다… 밀키트 들고 카메라 앞에 선 골목 상인들

  • 등록 2025.05.19 09: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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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 시장의 상인들, 라이브커머스로 공동 생존 돌파구 마련

“이젠 손님이 오기만 기다릴 수는 없어요. 우리가 먼저 화면 밖으로 나가야죠.”

대전 동구의 한 전통 골목시장에서 상인들이 직접 쇼호스트가 되어 밀키트를 판매하는 이색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매일 새벽 들여오는 재료로 만든 밀키트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정육점 주인, 채소가게 사장, 생선가게 상인들이다.
이들은 직접 방송을 켜고,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시장 음식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우리 손으로 만든 것, 우리가 제일 잘 설명하죠"

이 시장의 밀키트는 단순한 포장음식이 아니다.
생선은 횟집 사장이 손질하고, 고기는 정육점에서 썰어 넣으며, 나물은 야채가게에서 손수 다듬는다.
재료 공급자이자 제작자, 그리고 판매자까지 모두 상인이 맡는 구조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소개되는 밀키트에는 음식 하나하나에 얽힌 설명과 손맛의 진심이 담긴다.
소비자들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듣고 구매하게 된다.

“중간 유통도 없고, 광고 모델도 없어요. 대신, 우리가 만든 걸 우리가 직접 보여줍니다.

 

 

수익도 공동 분배… 함께 살아가는 구조로

이 시장의 밀키트 수익은 참여한 점포끼리 나눠 갖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한 상인이 방송을 주도하더라도, 재료를 공급한 다른 가게에도 수익이 돌아가며
시장 전체가 하나의 팀처럼 움직인다.

“이젠 경쟁보다 협동이죠. 손님은 줄었지만, 우리는 같이 움직이면 함께 살 수 있어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살아있는 시장’의 귀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통시장’ 하면 고정된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 작은 시장의 변화는 지역 상권이 기술을 만나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자체적으로 포장 라벨을 만들고, 스마트폰 삼각대를 세워 방송을 진행하며,
전국 고객과 메신저로 소통하는 상인들.
그 모습은 더 이상 과거에 머무는 전통시장이 아니다.

 

 

“밀려난 상권이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유통의 주체로”

이 시장의 실험은 단지 하나의 유통 방식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함께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새로운 방식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작은 화면 속, 정겨운 억양의 상인들이 설명하는 음식 하나에
소비자들은 “이건 믿고 먹을 수 있겠다”는 반응을 보낸다.

 


기자의 한마디 | 정안뉴스 유현진
시장 상인이 카메라를 잡는 시대.
대규모 유통망에 기대기보다는, 자신의 손과 말로 소비자에게 닿으려는 노력
오히려 더 멀리, 더 따뜻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유현진 기자 on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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