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풂의 역설
나의 진심과 시간이 흘렀네
아낌없이 쏟아냈던 내 모든 것
그러나 그는 마치,
채워지는 것만이 익숙한 듯.
원망이란 감정이 피어오르네
누군가는 나를 탓하는가, 되묻고
누군가에게는 나 또한 원망이 되었나
그 흔하디흔한 관계 속 이야기
내 마음에 걸려 참으로 거슬리는 말들
나는 그에게 무엇을 더 주었어야 했는가?
어찌 그는 오직 받으려고만 했을까?
처음 베푼 따스한 호의는
따뜻한 온기로 화답하는 듯했으나
두 번 세 번 거듭될수록
받음이 그에게는 숨 쉬듯 익숙해져
내게는 도리어 탁한 독이 되는 것을
어이하여 그는 알지 못했는가
내 순수한 마음이
기어이 그를 악인으로 만들고 있음을
주지 않고는 받을 수 없고
받는다고 하여도 주는 이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거늘
말이 아닌, 진심을 다하는 것이 곧 나였건만
그에게는 그저 당연한 것이었으니
돌이켜보니 이 모든 것,
내 성찰이 부족했음이 분명하네
탓하지 마라, 부디 원망도 말아라
이 모든 아픔은 결국
내 부족함을 깊이 인지하는
스스로에게 내리는 교훈인 것을.
정안뉴스 최가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