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앞에 무릎을 굽히고 참회의 시간을 보낸 지 어느덧 30년. 수행자의 길에서 한결같이 불법을 마음에 새겨온 한 불자가 이제는 나무 위에 경전을 새기는 삶으로 그 서원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통도사에서 계를 받고, 현재는 해인사 판각학교에 참여하며 보조 강사로 활동 중인 천상화 씨(법명 해수월)의 이야기다.
천 씨는 법명을 받은 이후 “부처님밖에 모르던 시간”을 지나왔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우연한 인연으로 통도사의 서운암에서 안준영 각자장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 처음 뵀는데, 기운이 범상치 않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부처님 말씀을 전하며 판각하는 각수분이며 이산책판박물관 관장, 완판본문화관 관장님 이시더라고요.” 이어 저도 함께 참여 하게된 시작은 경성대학교 판각강좌, 전주 완판본 맥 잇기 전통 판각 회원 활동 등 판각 분야로 활동을 하며 인연을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천 씨는 불교와의 인연으로 부터 시작으로 ‘판각’이라는 새로운 세계와 마주했다. 경전을 새기는 일은 장인들만의 영역이라 여겨왔던 그에게, 일반 시민도 함께할 수 있다는 말은 큰 전환점이 되었다. “잘할 수 있을까보다 ‘처음에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렇게 설렘으로 시작한 판각의 길은 어느새 삶의 중심이 되었다.
그의 기억 속에는 15년 전의 한 꿈이 아직도 선명하다. 간절한 기도 중 불단에서 부처님이 내려와 금으로 만든 한문 경전을 직접 건네주셨다는 것이다. “너무 놀라 ‘부처님 감사합니다’를 계속 반복했어요.” 그 꿈은 이후의 행로를 예고하듯, 판각과 대장경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운암 장경각에 봉안된 16만 도자 대장경, 그리고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천 씨는 “부처님께서 긴 여정을 미리 알려주신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말한다. 현재 그는 해인사 판각학교에서 안준영 각자장반에서 회원들을 돕는 보조 역할을 하며 활동하고 있다.
“벌써 많은 것을 접했고, 앞으로도 더 가슴 뛰는 일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대장경을 회향하는 그날까지, 해피엔딩으로 잘 해내고 싶어요.” 부처님 앞에 무릎을 굽힌 지 30년, 나무에 경전을 새기는 일 또한 30년을 향해 가고 싶다는 천상화 씨는 오늘도 건강을 다짐하며, 수행과 각수로써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