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대구간송미술관은 상설전 전시 작품을 전면 교체하고, 1월 27일부터 서화와 도자 31건 40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상설전에서는 호랑이와 봉황, 매 등 상서로운 기운을 전하는 동물 그림들과 신윤복, 김홍도, 이인문 등 조선 후기 대가들의 인물‧풍속화 그리고 19세기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조선과 청나라 문인들의 교류를 보여주는 서예 작품이 소개된다. 또한 도자 작품은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고려부터 조선까지 우리나라 도자의 다채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 (회화–길상동물) 상서로운 동물을 그린 세화(歲畵), 선조들의 소망과 평안을 담다.
옛 선인들은 정월 초하루가 되면 상서로운 동물을 그린 세화(歲畵, 새해를 송축하고 재앙을 막기 위한 그림)를 선물하거나 집 안에 걸어 한 해의 안녕을 기원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대구간송미술관은 태평성대와 일상의 소망과 행복을 기원하는 작품 6건 7점을 소개한다.
용맹함으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호랑이를 세밀하게 묘사한 유숙의 〈심곡쌍호(깊은 골짜기의 한 쌍 호랑이)〉와 〈포유양호(젖먹이는 어미 호랑이)〉, 사악한 기운과 간사한 신하를 물리치는 매를 생동감 있게 묘사한 심사정의 〈노응탐치(성난 매가 꿩을 노려보다)〉 등을 선보인다. 이처럼 상서로운 동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통해,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새해 평안을 기원했던 선조들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 (회화–만남의 운치) 학문과 만남, 그리고 일상이 교차했던 조선 후기의 다채로운 풍경
이인문, 김홍도, 신윤복 등 조선 후기 화가들이 그려낸 만남과 교류, 풍류와 정취를 담은 인물‧풍속화 5건 8점을 감상할 수 있다. 늦은 봄, 선비들의 봄나들이를 섬세한 필치로 생기있게 묘사한 이인문의 〈모춘야흥(늦은 봄날 들판에서의 흥겨움)〉, 소나무 아래 모여 시와 서화를 즐기는 선비들을 묘사한 김홍도의 〈송단아회(송단의 아름다운 모임)〉가 선비들의 풍류를 보여준다면, 혜원 신윤복은 도시의 풍류와 시정의 풍속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혜원전신첩》(국보)에 수록된 〈홍루대주(기생집에서 술상을 기다리다)〉, 〈주사거배(술집에서 술잔을 들다)〉 등 4점이 새롭게 소개된다.
▶ (서예) 끊임없는 배움과 교류를 통해 탄생한 신위의 글씨
청나라 서풍의 영향으로 서예의 대전환기를 맞은 18~19세기, 정형화된 서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 서예가들의 작품 5건 9점을 선보인다. 조선 후기의 대표적 서예가인 자하 신위는 그림과 글씨에도 능해 시·서·화 삼절로 일컬어졌다. 추사 김정희, 청나라 옹방강과 교유하며 굳세고 활달한 서체를 연마했고, 이후 담박하면서도 강건한 자신만의 서체를 완성했다. 이번 상설전에서는 끝없는 배움과 교류를 통해 탄생한 신위의 글씨에 깃든 고고한 묵향을 소개한다. 신위의 〈천벽소홍〉, 〈청부홍점〉 작품을 비롯하여, 신위와 교유했던 청나라 문인들과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 (도자) 흙과 불, 그리고 시간이 빚어낸 한국 도자의 아름다움
하늘빛을 닮은 청자와 흙의 숨결이 살아 있는 분청사기, 절제의 미덕을 담은 순백의 백자 등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담은 도자 14건 15점이 소개된다. 풍만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몸체에 겹겹이 만개한 연꽃을 섬세하게 표현한 〈청자양각연당초문매병〉, 옅은 청색이 감도는 순백의 도자 표면에 은둔과 탈속을 상징하는 어부도를 담아낸 〈백자청화동자조어문병〉 등이 출품되며 흙과 불, 그리고 시간이 빚어낸 도자의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다.
▶ (명품전시) 오원 장승업 〈삼인문년〉, 신선들의 세계 속 장수를 기원하다.
명품전시(전시실 2)에서는 ‘하늘이 내린 천재 화가’ 오원 장승업의 〈삼인문년(세 사람이 나이를 묻다)〉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고사 ‘동파지림’에 등장하는 세 노인이 각자의 나이를 자랑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화면 주변을 기암괴석으로 둘러싸 신선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신비로운 공간을 구성했다. 표정이 돋보이는 섬세한 인물 묘사 기법과 화려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색채가 어우러진 〈삼인문년〉은 오원 장승업의 탁월한 기량을 여지없이 드러내며, 장수와 복을 바라는 길상의 의미를 함께 담아낸 걸작이다.
대구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은 “간송 탄신 120주년과 2026년 병오년을 맞이해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상설전은 간송의 주요 작품들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조망하는 동시에, 길상과 평안, 만남의 운치와 교류 등 새해의 희망과 연결되는 작품들이 소개된다”라며 “작품 속에서 선조들의 소망과 평안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미술관이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경험하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상설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회화와 서예 작품은 5월 25일(일)까지 전시된다. 특히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부터 관람객의 큰 관심을 받으며 상설전시를 통해 꾸준히 소개된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국보)은 5월까지 진행되는 상설 전시를 끝으로 보존을 위해 잠시 휴식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간송미술관 상설전시는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동절기 3월까지, 이후 오후 7시까지)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20인 이상 단체 관람 시 전화를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전시 정보와 운영에 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대구간송미술관 누리집 또는 대표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