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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홍진규 팔공산문화포럼 회장 “팔공산의 역사·문화, 시민과 함께 미래세대로 이어가야”

“학술 중심 넘어 공연·예술·미디어로 저변 확대…청년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문화포럼 만들 것”
“대구·경북의 정체성 회복과 지역인재 발굴에 역량 집중…9월 ‘팔공산 데이’도 추진”



 

  팔공산은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진 명산을 넘어 대구·경북의 역사와 종교, 전통문화와 지역민의 삶이 오랜 세월 축적된 문화공간이다. 신라시대 화랑들의 수련지에서부터 불교 도량과 천주교 순교성지, 서원과 집성촌에 이르기까지 팔공산 곳곳에는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이러한 팔공산의 가치를 발굴하고 보전하며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해 활동해 온 단체가 팔공산문화포럼이다. 홍진규 팔공산문화포럼 회장은 이제 포럼이 기존의 학술·인문학 중심 활동을 넘어 공연과 예술, 디지털 미디어와 청년 참여까지 영역을 넓혀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단체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 회장은 군위군 출신으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경상북도의회 재선의원을 지내며 의회운영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연공원정책연구회장 등을 역임했다. 도의원 재임 당시부터 팔공산문화포럼의 사업과 활동을 지원해 왔으며, 임기를 마친 2018년부터 포럼 부회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회원 활동에 참여했다.

 

이후 회원들의 추대를 통해 회장을 맡은 그는 자신의 역할을 ‘법인 정상화’와 ‘저변 확대’라는 두 가지 과제로 설명했다.

 

 

홍 회장은 팔공산문화포럼의 존재 이유에 대해 “팔공산의 가치는 아름다운 경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팔공산은 과거 신라 오악(五嶽) 가운데 하나로 불렸으며 신라 화랑들의 수련과 불교문화, 천주교 순교의 역사, 서원과 전통마을 등 다양한 역사문화 자원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최근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역사·문화적 가치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홍 회장은 “계곡마다 자리 잡은 유명한 불교 도량과 천주교 순교성지, 팔공산 둘레의 서원과 여러 집성촌 속에는 우리 지역의 정체성과 전통문화가 스며 있다”며 “이러한 소중한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조사해 후대에 보전하는 것이 팔공산문화포럼의 존재 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포럼이 지금까지 거둔 성과에 비해 지역사회에서 활동이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다는 점도 짚었다.

 

홍 회장은 그 원인으로 인문학 중심의 활동에 치우치면서 다양한 문화 장르를 포괄하지 못했던 점, 세미나와 저술·학술발표 중심의 활동으로 인해 시민단체보다 학술단체라는 이미지가 강해진 점,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연과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을 영입하고 대중과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홍보 방식도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디지털과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포럼의 활동과 팔공산의 문화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홍 회장은 “우리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포럼을 알리고 이들이 직접 동참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팔공산문화포럼은 외부 문화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팔공문화원, 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 영남문화연구원, 대구섬유박물관, 대구시 박물관운영본부 등과 ‘대구·경북의 문화자원 조사와 활용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사업과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홍 회장은 “각 협약기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서로 참여하면서 행사가 한층 풍요로워지고 있다”며 “올해 처음으로 9월 ‘팔공산 데이’ 축제를 기획해 대구·경북 시도민의 팔공산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포럼이 집중하고자 하는 또 하나의 핵심 과제는 ‘지역의 정체성 회복’이다.

 

홍 회장은 특히 대구와 영남지역의 젊은 세대가 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를 이끌 수 있도록 하는 ‘지역인재 발굴 프로그램’을 새로운 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등을 설득해 공공사업으로 운영하고 팔공산문화포럼이 교육을 담당하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며 지역의 문화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것을 넘어 인재 육성과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홍 회장이 포럼을 운영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에는 선배들의 철학도 자리하고 있다.

 

그는 팔공산문화포럼을 설립하고 오랜 기간 후배들과 함께 활동해 온 홍종흠 고문의 노고와 업적을 강조하며, 특히 두 가지 당부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포럼은 식자층들의 교류단체나 학술단체가 아니라 건전한 시민단체다.”

 

“우리들의 활동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재미있어야 한다.”

 

홍 회장은 이 말을 시민을 가르치거나 앞에서 이끌려고 하기보다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청년 참여에 대해서도 기존의 활동 방식을 일방적으로 물려주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포럼 회원의 상당수가 기성세대인 만큼 선배들이 기존 사업과 활동방식을 젊은 회원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오늘날의 청년들은 선배들의 활동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창의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높이고 싶어 한다”며 “포럼의 설립 목적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청년 회원들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시각으로 사업과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문화의 의미 역시 결국 ‘사람의 삶’으로 귀결된다.

 

홍 회장은 문화를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오랜 시간 공유하고 답습하며 전승해 온 ‘삶의 방식’이라고 정의한다. 물질적인 풍요만으로 인간의 행복을 완성할 수 없으며 사람들은 다른 사회 구성원과 문화를 공유하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행복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는 “인류는 문화 활동을 통해 개인의 불편함과 사회의 불합리함을 공유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변화하고 발전해 왔다”며 “건전한 생각이 건전한 삶의 태도를 낳고, 건전한 시민단체가 문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한다면 그 사회는 분명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규 회장의 개인적인 좌우명 역시 이러한 생각과 맞닿아 있다.

 

1970~80년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주 들었던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를 위하여’라는 문구를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왔다고 한다.

 

홍 회장은 “성실하지 못한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고, 변화가 없는 사람은 발전하기 어렵다”며 “투기나 복권과 같은 요행보다 성실하게 조금씩 자신의 삶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조금씩 나아지는 삶에서 행복을 찾고, 더 나아가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팔공산이 국립공원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지금, 팔공산문화포럼 역시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 역사문화자원을 조사하고 보존하는 기존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연과 예술, 미디어, 청년 참여와 지역인재 육성까지 연결하려는 시도다.

 

홍진규 회장이 강조하는 ‘시민과 발맞춰 함께 가는 문화포럼’이 팔공산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새로운 세대의 언어로 이어주는 가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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