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9 (금)

  • 구름조금동두천 -2.7℃
  • 구름조금강릉 3.6℃
  • 구름조금서울 -2.1℃
  • 구름많음대전 -1.9℃
  • 맑음대구 -0.9℃
  • 맑음울산 2.0℃
  • 구름많음광주 -1.5℃
  • 맑음부산 1.4℃
  • 구름많음고창 -0.5℃
  • 구름조금제주 8.2℃
  • 흐림강화 -2.0℃
  • 맑음보은 -5.2℃
  • 구름많음금산 -4.5℃
  • 구름조금강진군 -0.9℃
  • 맑음경주시 0.4℃
  • 맑음거제 1.6℃
기상청 제공

광주

광주광역시동구 여성의 두 번째 삶을 여는 ‘광주 동구 여성 희망창작소’

창업·돌봄·성평등 교육을 한 공간에서 지원하는 여성 거점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지방자치단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것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와 ‘살 만한 지역’으로의 정주 여건 만들기다.

 

광주 동구가 지난 2021년 문을 연 ‘여성 희망창작소’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며, 여성의 일·삶·돌봄이 공존하는 새로운 지역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행정이 직접 운영하는 이 공간은 불과 3년 만에 여성의 경제활동 지원, 생애주기별 역량 강화, 지역 커뮤니티 재생을 아우르는 거점으로 성장하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찾는 ‘여성친화도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여성친화도시 3단계’ 이끈 핵심 거점, 왜 만들었나

 

여성 희망창작소는 광주 동구의 여성친화도시 대표 사업이다.

 

인구구조 변화와 지역 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여성의 경제·사회 참여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거점 공간’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특히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늘어나는 동시에, 돌봄 공백과 경력 단절, 생애주기별 돌봄·경력 지원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었다.

 

동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삶·돌봄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복합 플랫폼을 구상했고, 그 결실이 바로 여성 희망창작소다.

 

2021년 10월 개소 이후 이곳은 여성의 경제·사회 진출을 위한 ‘창업·일자리 실험장’이자 삶을 다시 설계하는 ‘학습·치유의 공간’, 마을 단위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는 ‘커뮤니티 거점’으로 기능하며, 동구가 전국 최초로 여성친화도시 3단계 지정을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국 30여 지방자치단체가 찾은 ‘현장 교과서’

 

여성 희망창작소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이곳은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필수 견학 코스’가 됐다.

 

광주 서·남·북·광산구를 비롯해 충남 공주, 대구 수성, 경북 구미·경주, 전남 화순·장성, 전북 익산, 경남 진주 등 전국 30여 곳의 지자체 공무원과 주민, 여성기관 및 단체 관계자들이 창작소를 방문해 운영 체계와 프로그램을 배우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강원·제주 등과는 우수사례 간담회와 자문을 진행했고, 광주여성가족재단·전남여성가족재단과는 젠더 커뮤니티 거점 사례를 공유하며 전국 확산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여성 희망창작소는 이제 단순한 한 구(區)의 성공 사례를 넘어 ‘지역 기반 여성 정책을 어떻게 공간과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현장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플리마켓에서 예비사회적기업까지…‘경제적 자립’도 현실로

 

이곳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경제활동으로 이어지는 성장 경로’가 구체적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여성 희망창작소는 지역 여성단체와 전문기관과 손잡고 ▲여성친화마을·성평등 마을 조성 ▲여성친화도시 의제 발굴단 운영 ▲플리마켓 기반 여성경제인 발굴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컨설팅, 역량 강화 교육, 네트워킹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면서, ‘배우고, 시도하고, 창업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특히 동구가 운영하는 ‘동구만세(동구 여성이 만드는 세상) 플리마켓’과 창작소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거쳐 ▲풍선 마마스토리 ▲뭉몽만남 ▲햅삐로니 ▲브리즈유 ▲코히커피 등 5개 팀은 실제 창업으로 이어졌다.

 

대인시장에 문을 연 ‘풍선 마마스토리’는 관내 결혼이주여성들이 뜻을 모아 만든 첫 창업 사례다.

 

6개국 출신 여성들이 함께 경제공동체를 꾸린 이 팀은 여성 가족형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획득하며, ‘이주여성의 경제적 자립’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여성 희망창작소는 현재 여성창작팀 10개소의 제품을 전시·판매하며, 지금까지 약 1,800만 원의 판매 성과를 거뒀다.

 

소규모이지만, 여성들이 자신의 재능을 통해 시장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후 3시, 나의 해방시간’…골목 상인들의 숨구멍이 되다

 

여성 희망창작소의 프로그램은 단지 ‘경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역 골목경제를 지키는 여성 상인들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도 이곳의 중요한 역할이다.

 

대표 프로그램인 ‘오후 3시, 나의 해방시간’ 요가 교실은 인근 여성 상인들의 실태조사에서 출발했다.

 

여성친화도시 의제 발굴단이 동구 여성 상인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시간 노동, 휴식 공간 부재, 자기 돌봄의 극심한 부족 등이 주요 문제로 드러났다.

 

이에 동구는 자영업자들의 상대적 비수기 시간대인 화·목요일 오후 3시에 맞춰 요가교실을 개설했다.

 

지금까지 248회 진행됐고, 총 3,227명이 참여했다.

 

요가 교실에 참여한 한 여성 상인은 “직장일과 육아로 제 시간을 갖기 어려웠는데, 이곳에서는 나를 돌보는 배움이 가능하다”면서 “여성의 목소리를 지지하고 활동을 가시화할 수 있는 공간, 여성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징검다리는 여전히 절실하다”고 말했다.

 

요가뿐 아니라 성평등 교육, 결혼이주여성의 네일 아트 재능기부, ‘할배 요리사’의 김밥 나눔 등 다양한 주민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상인들이 서로를 돌보고 응원하는 새로운 관계망이 형성되고 있다.

 

●타로·완경·기록화…여성 ‘생애주기’ 따라 삶을 다시 설계하다

 

여성 희망창작소는 여성의 생애주기별 고민을 세심하게 짚어내는 프로그램으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타로 프로그램은 타로카드를 점이 아닌 ‘대화의 매개’로 활용한다.

 

카드 해석 자체보다, 참여자가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들여다보고 말로 풀어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자기존중감을 회복하고 정서적 치유의 시간을 갖도록 돕는다.

 

또한 여성 리더를 위한 말하기 수업, 완경기(폐경기 이후) 여성들을 위한 ‘꿈작업’ 프로그램과 전시회, 여성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우리동네 큰언니’ 책 발간 등은 ‘한 번으로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각 세대 여성들의 경험을 지역 사회의 자산으로 축적하는 시도다.

 

지난 한 해 전문가를 초빙해 성평등 관점으로 일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성평등 아카데미’도 6회에 걸쳐 열렸다.

 

동구는 더 나아가 찾아가는 주민 성평등교육을 43회 진행해 526명의 주민이 참여하도록 했고, 동구주민자치협의회와 광주여성가족재단이 협약을 맺고 13개 동 주민자치회를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실시했다.

 

마을 단위 리더들이 민주적·평등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함께 고민하도록 한 이 과정은 성평등을 ‘여성만의 이슈’가 아닌 마을 공동의 과제로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동구 관계자는 “여성 희망창작소는 단순한 프로그램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서로 배우고 연결되며 삶을 다시 설계해가는 플랫폼”이라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하고, 주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운영을 더욱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