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6 (금)

  • 맑음동두천 -12.7℃
  • 맑음강릉 -7.6℃
  • 맑음서울 -10.7℃
  • 맑음대전 -8.6℃
  • 맑음대구 -6.0℃
  • 맑음울산 -5.5℃
  • 광주 -4.8℃
  • 맑음부산 -4.4℃
  • 흐림고창 -5.1℃
  • 제주 2.4℃
  • 맑음강화 -10.8℃
  • 맑음보은 -9.1℃
  • 맑음금산 -7.9℃
  • 구름많음강진군 -3.0℃
  • 맑음경주시 -6.1℃
  • 맑음거제 -3.2℃
기상청 제공

책판

조선 후기 ‘완영책판’, 기록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재조명, 전라감영에서 제작된 목판, 증수무원록



 

  조선 후기 전라감영(완영)에서 제작된 책판, 이른바 ‘완영책판’이 기록문화유산으로서 지닌 가치가 학술적으로 재조명됐다.

 

김화선 전북대학교 과학문화연구센터 연구원이 발표한 「조선 후기 완영책판의 현황과 기록문화 유산으로서의 가치 검토 – <증수무원록대전>, <증수무원록언해> 사례를 중심으로」(『인문콘텐츠』 제76호, 2025)는 조선 후기 지방 행정과 법제 운영 속에서 제작·활용된 완영책판의 실태와 의미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완영책판은 총 11종, 5,058판에 달한다. 여기에는 <동의보감>, <사기>, <사략>, <호남삼강록>, <성리대전>, <율곡전서>, <자치통감강목>, <주서백선>, <주자대전> 등 주요 유교·의학·역사서와 함께, 조선의 형사·사법 체계를 보여주는 <증수무원록대전>과 <증수무원록언해>가 포함돼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증수무원록대전>과 그 언해본인 <증수무원록언해>에 주목했다. 이 두 저서는 원나라 왕여가 편찬한 『무원록』을 바탕으로 세종대의 주석 작업과 영조·정조대를 거치며 증보·정비된 조선의 대표적 법의학·형률서다. 정조대에 이르러 대전과 언해본이 완성되었으며, 이후 교서관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뒤 지방 감영으로 보내져 목판으로 다시 번각·인쇄되었다.

 

연구는 이 과정에서 제작된 완영책판이 단순한 출판 수단을 넘어, 중앙의 정책과 법제 지식이 지방 행정 현장으로 확산되는 구조를 보여주는 실물 기록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완영책판은 위정자의 통치 목적과 실무 활용 의도가 가장 충실하게 반영된 자료로, 조선 후기 기록문화의 작동 방식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완영책판은 현재 전국 박물관과 대학 도서관 등에 소장된 ‘인쇄지 불명’ 고서들의 출처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실증 자료로서의 가능성도 지닌다. 책판에 남아 있는 판각 이미지와 구성 요소는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한 지역 기록문화의 특징을 콘텐츠로 재구성할 수 있는 학술·문화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김화선 연구원은 “완영책판은 단순한 지방 목판이 아니라, 조선 후기 국가 운영과 기록문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유산”이라며 “향후 기록유산 연구와 디지털 아카이빙, 문화콘텐츠 활용 측면에서도 충분한 확장 가능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조선 후기 지방 감영이 기록 생산과 지식 유통의 중요한 거점이었음을 밝히며, 완영책판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