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성과로 증명하는 감독
Q.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 공모전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코미디 공장 유튜브 채널에 김우민 감독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수백 명의 배우들과 작업을 해왔고, 지속적으로 같이하는 작품을 하는 배우들이 20여 명 정도 있다. 길게는 2년 정도 함께하는 배우들도 있다.
Q. 2025년 216편을 제작하고, 공모전 출품작 102개 중에 52개에 입상해 입상률이 51% 인데 성과가 화려하다.
• 나 혼자 한 일이 아니라 배우들과 같이 이뤄냈다. 믿고 따라와 준 배우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다.
Q. 주요 실적을 듣고 싶다.
• 경찰 영화제 우수상, 고속도로 영화제 장려상, 그린이니셔티브 영화제 우수상(2024), 국민 참여 청렴콘텐츠 대상, 박승철헤어스튜디오 대상, 농협 공모전 대상, 제주감귤 공모전 금상, 대전 TV 유튜브 공모전 최우수상, 통일문화콘텐츠 공모전 최우수상, 산업보안 공모전 최우수상, 한국수력원자력 공모전 최우수상 등이 있다. 너무 많아서 나도 다 외우지는 못한다.


PART 2. 무명 배우들이 마주해야 할 냉혹한 현실
Q. 요즘 무명 배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는가?
• 조금 꼰대같이 말하자면 간절함이 느껴지는 배우가 많이 없다. 원래 무명 배우는 생업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연기 활동을 해야 한다. 출연 영상이 없으면 페이가 없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필모그래피를 만들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야 하는데, 출연 영상도 없이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 오디션만 보러 다니는 배우가 많다.
• 물론 로또 확률 정도로 그런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거의 불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석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힘든 것을 싫어한다. 가끔씩 오랫동안 무명생활에 고생한 배우들이 갑자기 뜨는 경우가 있는데, 감독들은 배우를 보면 그런 간절함을 느낄 수 있고 그렇게 간절한 배우들에게 기회를 더 줄 수밖에 없다. 말하고 보니 너무 꼰대 같기는 한 것 같다. 사실 이 부분은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이 그럴 것이다. 나는 연기 못하는 배우들과는 함께해도 프로페셔널이 없는 배우와 같이 작품을 할 생각은 없다. 배우가 되기 전에, 먼저 기본적인 것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Q. 행실이 나쁜 배우들은 없는가?
• 굉장히 많다. 지원해놓고 연락했을 때 답장을 안 하거나, 메신저를 며칠씩 확인 안 하는 배우도 있고 내게 욕을 하거나 잠수를 타는 배우도 있다. 또한 엄연히 감독이 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는 배우도 있다. 한번은 작품 내용상 치마를 입어야 하는데 끝까지 바지를 입겠다고 한 배우도 있고, 촬영 당일에 하기 싫어졌다고 펑크를 내는 배우도 있고, 출연 후 한참이 지난 후에 이전에 출연한 영상들에 출연료를 더 달라는 배우도 있으며, 일보다 본인의 감정이 중요한 배우도 많다.
• 그렇지만 감독은 작품과 결과로 증명하는 사람이지, 배우들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하면 기분 나쁜 일들이 허다한데, 배우들은 조금 기분이 상한다고 나가버리는 배우들도 많다. 영상 제작 과정이 팀 작업인데도 불구하고 이기적인 배우들도 존재하는데 이런 경우 연기 말고 다른 일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이 바닥은 굉장히 좁고, 이런 배우들이 오래가거나 잘 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언제 어디서 다 들통이 난다. 그래서 어느 촬영장을 가더라도 책잡힐 일은 만들지 않는 것이 배우한테 좋다.
PART 3. 실전 생존 전략: 지름길은 없다
Q. 섭외가 잘 되는 방법이 있는가?
• 기본적으로 출연 영상이 없으면 레퍼런스 라도 준비하고, 배우라면 카카오톡에 프로필 사진은 걸어두는 게 프로페셔널 하다고 본다. 또한 배우 모집 공고에 감독에 이전 작품들 같은 정보들이 있다면 좀 보고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 일반적인 회사들은 다 알고 지원하는데 배우들은 찔러보기 식으로 섭외를 하니까 안되는 경우가 많다.
• 또한 고만고만한 배우들끼리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떠드는 것은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냥 본인이 캐스팅 디렉터라고 생각했을 때 어떤 배우를 섭외하고 싶겠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빠르다. 물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는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간절한 배우가 잘 된다는 것이다.
Q. 신인 배우에게 공모전이 중요한 결정적 이유가 무엇인가?
• 공모전 수상은 공식 이력이다. 무경력은 1차 컷 탈락 확률이 높지만 수상 이력은 최소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 감독은 처음 배우를 섭외할 때 '약속은 잘 지킬까?', '대사는 외워올까?' 하는 리스크를 안는데, 수상 이력은 이를 증명하는 객관적 지표다. 특히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쳤기에 배우의 연기력과 이미지가 대중성을 갖췄다는 의미다. '저 연기 잘합니다'라는 말보다 '공모전 대상 수상' 한 줄이 더 믿음직하다.
• 공모전은 무명 배우에게 품질을 보증 받고 미래의 파트너를 만나는 가장 가성비 좋은 무대다. 물론 공모전을 한다고 무조건 성공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만 일반 무명 배우와 입상 경력이 많은 배우의 경쟁에서는 압도적으로 우세하기 때문에 상업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수 있다.
Q. 무명 배우들에게 지름길이 있는가?
• 이종격투기 UFC에 비유하겠다. 실력이 되면 UFC는 어떻게 해서든 데려가는 곳이다. 무명이고 신인일 때 가리지 않고 다 했다가 나중에 섭외가 많아지면 배역을 고르면 된다. 생각보다 젊음은 짧고 어영부영하다가 황금기를 놓칠 수 있다. 출연을 했으면 SNS 등을 통해 본인이 배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또한 실력은 쌓지 않은 채 출연료나 주연만 바라는 배우가 많은데, 막상 섭외해 보면 긴 대사 트레이닝조차 안 된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 단역-단역-조연-주연 순서로 넘어가는 것이다.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다음 기회는 없다. 어차피 배우는 많기에 한번 별로면 두 번 다시 섭외하지 않는다. 상업은 그렇게 냉정한 곳이다. 운동선수가 시합이 없어도 매일 줄넘기를 하듯, 배우도 매일 발음 연습과 캐릭터 연기를 해야 한다.
Q. 연기학원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데.
• 연기학원은 구조상 배우가 그만두면 운영이 어렵다. 그래서 그만두지 않을 정도로만 가르치거나 가스라이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배우들도 불안하니까 자기 위안 삼아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연기는 현장에서 감독한테 배워야 한다. 연기학원에서 이미지 소비가 되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인지도가 없는데 어떻게 캐릭터가 고착화될 수 있겠는가, 이것은 명예가 없는 사람이 명예훼손을 운운하는 격이다. 높이 있는 사람은 떨어질 때도 많지만, 안타깝게도 무명배우 보다 더 바닥은 없다. 학원만 다니다 연기를 포기하기보다 일단 현장에 뛰어들어라. 연기학원은 최소한의 이론을 위해 한두 달만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Q. 연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연극은 매체와 반대되는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연극도 연극 나름대로의 장점은 있지만, 하나하나 따지고 봤을 때 득보다는 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일단 연극을 하면 다른 생업이라든지, 매체 촬영은 거의 못한다고 봐야 된다. 그렇게 시간을 많이 뺏어가는 것에 비해서는 보수가 좋지도 않다. 옛날에야 연기할 곳이 없으니까 연기를 하기 위해 극단을 찾아갔지만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 유튜브나 OTT에 발달로 지금은 연기할 곳이 많고, 연극보다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 요즘 영화계가 어렵다고 하는데 연극은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다.
• 연극을 오래 한 배우 중 특유의 안 좋은 습관에 갇혀서 고착화되는 경우도 많이 봐왔고, 더블액션에 대한 개념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구도를 다르게 찍을 때마다 대사를 대충 비슷하게 치려고 하기 때문에 편집할 때 앞뒤가 안 맞는 경우도 있다. 연극은 한번 하면 오래 하다 보니 캐릭터도 다양하게 할 수 없어서, 생각보다 연극을 했던 배우들이 한두 가지의 캐릭터만 잘하는 경우가 많아 섭외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배우들의 마지막 종착지가 영화나 드라마 등 매체라고 한다면 연극은 빨리 그만두고 매체에 적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Q. 배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자기 객관화’에 대하여.
• 못생긴 배우도 배우를 할 수 있지만 매력이 없는 배우는 할 수 없다. 비주얼이 부족하면 그것을 커버할 매력이 있어야 하고, 악역을 맡으면 확실하게 미워 보여야 한다. 자기 이미지는 생각도 안 하고 어울리지 않는 멋있고 예쁜 역할만 하려는 배우가 많다. 일류 배우들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실제 촬영 현장은 엄청나게 힘들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일단 본인이 연기가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연예인이 되고 싶은 건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후자의 경우는 차라리 연기가 아닌 인플루언서 쪽을 도전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팀에 큰 피해를 끼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팀 직업이니까 책임감 없이 대충 할 것 같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정말 연기를 어떻게 해서든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목숨 걸고 버티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이 바닥이 어려워서 버티고 버티다 보면 결국은 버티는 사람이 살아남게 되고, 영화 대사처럼 그때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PART 4. 김우민 감독의 진심과 비전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는 이유는?
• 제작비 사정도 있기는 하지만, 내가 가진 능력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그동안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막상 내가 노력으로 이 자리에 오르고 보니,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안 하는 사람은 잘 안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잘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
Q. 배우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는가?
• 연말에 자체 시상식을 해서 상장과 트로피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배우에게 옷이나 신발을 사준 적도 있고, 촬영이나 편집을 가르쳐달라고 하면 돈을 받지 않고 가르쳐 준 적도 많고 그 배우만을 위한 독백 영상을 대본, 촬영, 편집까지 해서 만들어주기도 한다. 실제로 촬영, 편집, 연출을 직접 해보면 연기 실력이 엄청나게 향상될 수 있는데 배우들은 그걸 잘 모른다. 대본 리딩을 하루에 한 시간씩 한 달 동안 해준 배우도 있고, 한번 만났을 때 6시간 동안 해준 적도 있고, 어떤 배우는 다른 영화에서 섭외가 들어왔는데 오디션 준비가 어렵다고 해서 캐릭터 분석하는 것을 도와준 적도 있다. 작업을 많이 해서 친해진 배우는 감독과 배우 관계 그 이상으로 인생에 대한 상담이라든지 어려운 일을 해결해 주는 일도 종종 있다.



Q. 배우들이 좋아하는 감독일 것 같은데.
• 원래 타인의 평가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라는 사람보다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 커서, 배우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큰 관심은 없다. 아마 나를 이상한 놈 취급하는 배우도 있을 것이다. 나는 열심히 하는 배우들에게는 좋은 감독이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배우들에게는 엄격한 감독이다. 다행히 지금도 나를 믿고 따라주는 배우가 많아서, 난 열심히 하는 배우들에게만 잘해주는 편인 것 같다.
Q. 감독으로서 어떨 때 만족감을 느끼는가?
• 많다, 내 덕분에 공모전 시상식에서 사진을 찍으며 밝게 웃는 배우를 볼 때, 내 시나리오를 보고 시나리오가 좋다면서 배역을 요구할 때, 내 연출을 믿고 따라준 배우가 만족스러운 출연 영상을 받은 뒤 감사함을 표할 때 여러 가지 등이 있다. 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많이 버냐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진 능력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며 세상을 좋게 만들어가는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돈으로 가치를 상정할 수 없다.



Q. 배우들에게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가?
• 나랑 같이 고생하고 열심히 해준 배우들이 언젠가 넷플릭스 영화에 나오고,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때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다. 쉽지 않은 일인 것은 알지만, 내 몸이 부서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나는 작품으로 증명하는 감독이지 배우들 기분 맞춰주는 사람이 아니다, 이 글을 보고 기분이 나쁜 배우 라면 문제 있는 배우니까 지원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 긴 글을 끝까지 읽고 기분이 나쁘지 않은 배우라면 가능성이 있는 배우다. 또한 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면 일단 끈기는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성실함과 간절함만 가지고 온다면, 나머지는 내가 도와줄 테니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 가보자. 지원은 필름메이커스 배우 모집이나, 코미디 공장 유튜브 채널에서 할 수 있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