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매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자금과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은 물론, 고용 확대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금까지 그 종류와 규모는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책자금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제도는 많지만, 이를 실제로 활용해 성과로 연결하는 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자금의 ‘규모’가 아니라 ‘구조’에 있다. 정책자금은 단순히 신청해서 받는 돈이 아니다. 자금마다 목적과 설계 기준이 다르고, 기업의 재무 상태와 업종, 대표자의 신용도, 성장 단계에 따라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금부터 신청하면,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승인 이후 오히려 기업 운영에 부담을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정책자금과 정부 지원 제도는 300여 종에 달한다. 기관별로 심사 기준과 평가 방식도 제각각이다. 이로 인해 충분한 정보 없이 무작정 신청에 나서는 경우, 시간과 기회만 소모하는 일이 반복된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우, 하루하루 사업 운영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복잡한 제도와 서류를 스스로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김용현 SH파트너스 정책자금연구소 대표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정책자금은 돈을 빌리는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구조를 점검하고 방향을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금이 왜 필요한지를 묻기 전에, 그 자금이 현재 기업 구조 안에서 감당 가능한지, 그리고 향후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정책자금 컨설팅 현장에서 수많은 기업을 만나며, 같은 자금이라도 접근 구조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는 점을 반복해서 확인해 왔다고 전한다. 단기 자금 확보에만 집중한 기업은 이후 상환 부담과 신용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구조를 먼저 정비하고 자금을 활용한 기업은 재무 안정화와 함께 성장 궤도에 오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소상공인에게 정책자금은 분명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준비 없이 접근하면 부담이 될 가능성도 크다”며 “중요한 것은 제도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현실에 맞게 선택하고 설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이 무리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정책자금 활용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책자금은 준비된 기업에게 기회가 된다. 복잡한 제도 속에서도 본질을 이해하고, 기업의 구조와 방향을 정확히 짚는다면 정책자금은 부담이 아닌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