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랜차이즈 설명회를 듣고 나오면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본사에서 레시피도 주고, 인테리어도 해주고, 저는 운영만 하면 된다니까 마음이 끌립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단순한 구조입니다. 검증된 브랜드, 본사의 매뉴얼, 시스템화된 운영. 그러나 실제 상담실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정반대입니다.
“본사가 말한 예상 매출과 전혀 다릅니다.”
“필수품목 가격이 너무 비싸서 이익이 남질 않습니다.”
“상권 보호가 된다고 했는데, 근처에 신규 매장을 열었습니다.”
처음에는 쉬워 보였던 구조가, 막상 계약을 체결하고 운영을 시작하면 전혀 다른 현실로 다가옵니다. 실제 분쟁의 시발점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왜 이렇게 많은 점주들이 후회하게 될까요.
프랜차이즈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겪는 어려움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설명회에서 들은 말만 믿고, 예상 매출 자료의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고, 계약서 속 해지·갱신·상권 조항을 꼼꼼히 읽어보지 못했고, 필수품목 가격 구조가 점주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미리 계산해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운영을 시작한 뒤 상황이 달라지면, “이럴 줄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텐데요…”라는 안타까운 말이 뒤늦게 나옵니다. 프랜차이즈 구조는 본사가 정보를 독점하는 경우가 많아, 점주가 항상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는 ‘쉬운 창업’이 아니라, ‘정밀한 계약 사업’입니다.
임호균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저는 프랜차이즈를 절대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계약서의 한 줄, 필수품목 가격표의 한 칸이 점주의 수익과 생계를 좌우하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제 역할은 점주가 불리한 구조에 빠지지 않도록, 계약 단계에서부터 리스크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만든 틀에 점주가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전 검토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프랜차이즈 창업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핵심은 무엇일까요.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정리됩니다.
“본사의 설명과 계약 내용이 점주의 수익 구조를 보호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풀기 위해 반드시 살펴봐야 할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정보공개서, 예상 매출 자료와 그 산정 근거, 필수품목 가격·공급 구조, 상권 보호의 실효성, 그리고 본부의 오너리스크 가능성입니다. 이 다섯 가지가 대부분의 분쟁을 예측하고 걸러내는 기준입니다.
프랜차이즈는 감으로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서류만 제대로 보셔도 브랜드의 현재 상태와 미래 리스크가 보입니다.
먼저 정보공개서에서 폐점률과 매출 구조를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 3년간 폐점률이 높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한 경기 탓인지, 구조적인 문제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상 매출 자료는 반드시 근거를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말로 “월 매출 3천”을 언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표본 점포 수, 입지, 면적, 기간 등이 빠진 수치는 현실과 동떨어진 숫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수품목 가격 구조도 체크해야 합니다. 본사가 과도한 차익을 남기는 구조는 점주에게 치명적입니다. 매출이 아무리 나와도 원가 구조가 비합리적이면 결국 남는 돈이 없습니다.
계약서에서는 상권, 해지, 위약금 조항을 꼼꼼히 보셔야 합니다. 설명회에서 들은 구두 약속은 나중에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최종적으로 효력이 있는 것은 계약서뿐입니다.
실무에서 제가 권하는 것은, 창업 전에 네 단계를 반드시 거치는 것입니다. 첫째, 정보공개서 분석입니다. 폐점률, 소송 이력, 필수품목 구조, 광고비 항목 등을 확인합니다. 둘째, 예상 매출 자료 검증입니다. 입지와 면적 비교 없이 제시되는 숫자는 과감히 논외로 보셔야 합니다. 셋째, 가맹계약서 조항 검토입니다. 갱신·해지 요건, 상권 보호 범위, 위약금, 오너리스크와 관련된 조항이 핵심입니다. 넷째, 브랜드 리스크 확인입니다. 대표와 임원에 대한 공개 정보, 점주 커뮤니티의 평가, 최근 논란 여부 등을 점검합니다.
이 네 단계를 거치면 전체 리스크의 70~80%는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계약에서 특히 놓치면 안 되는 포인트도 있습니다. 첫째, 말로 하는 매출 예측은 모두 무효라고 보셔야 합니다. 예상 매출은 근거가 포함된 서면으로 남아 있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둘째, 필수품목이 점주의 이익을 사실상 결정합니다. 점주의 성패는 “얼마 벌었나”가 아니라 “얼마 남았나”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상권 보호는 계약서에 있을 때만 보호받습니다. 설명회에서 나눈 대화나, 본사 직원의 말은 법적 효력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실제 상담 사례를 하나 소개해 보겠습니다. 최근 한 예비 점주가 설명회에서 “월 매출 3천 나온다”는 말을 듣고 계약을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정보공개서와 계약서를 검토해 보니, 최근 폐점률이 지나치게 높고 평균 매출은 설명회에서 들은 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필수품목 가격 역시 시중 대비 과도하게 높았고, 상권 보호 조항은 사실상 무력화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이 점주는 계약을 보류했습니다. 몇 달 뒤 이 브랜드는 필수품목 문제와 가맹 차익금 논란으로 공정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한 번의 검토로 이 점주는 최소 수천만 원의 리스크를 피한 셈입니다.
프랜차이즈는 절대 “본사가 다 해준다”는 말만 믿고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정보공개서, 예상 매출 자료, 필수품목 가격 구조, 계약서의 핵심 조항만 제대로 보셔도 위험한 브랜드의 상당수는 미리 걸러낼 수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립니다.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 최소한 한 번은 서류를 차분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그 한 번의 점검이, 앞으로 몇 년간의 삶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