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우리가 놓친 얼굴들】 밥 한 끼로 피어나는 존엄, 나의 느린 실천
세상에는 위로보다 밥이 먼저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저는 성동구에서 밥을 사주며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성수입니다. 사람들은 저를 ‘밥 사주는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이 호칭은 어느덧 저의 삶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27년간 보험회사에 다니다 퇴직한 후 요양보호사로 일했고, 지금은 고립된 이들과의 식사를 통해 관계를 회복하고 삶을 이어가는 일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건 제가 힘들고 외로웠던 어느 날, 한 목사님께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받으면서였습니다. 출국을 앞두고 식사를 사주시며 건넨 위로는 제게 다시 살아갈 힘이 되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 저 역시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한 끼를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고, 2019년부터 ‘밥 사주는 삼촌’ 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밥을 함께 먹으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고립되고 외로워하는지 절실히 느낍니다. 저는 조언보다는 공감, 설교보다는 밥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밥을 나누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타인이 아닌 ‘식구’가 됩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307명의 스토리를 가진 분들과 식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