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서 ‘삼국사기’는 삼국시대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여겨지며 경매에 나선다. 문화예술 경매업체인 코베이옥션은 '제273회 프리미엄 온라인 경매 삶의 흔적'이 다음 달 5일에 열리며, '삼국사기 정덕본'의 일부와 이인직의 '혈의루' 재판본이 출품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삼국사기는 현재 존재하는 한국 고대사의 가장 오래된 역사서로, 김부식이 고려 인종의 명령으로 삼국시대의 역사를 편찬한 것이다. 총 50권 구성으로, 본기 28권, 지 9권, 표 3권 및 열전 10권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전해지는 삼국사기의 원본은 남아있지 않으며, 가장 초기의 판본은 13세기 후반에 간행된 목판본인 '성암본'이다. 이 외에도 중종 7년(1512)에 발행된 완질본이 있으며, 정덕 시대에 인쇄되어 '정덕본'이라고 불린다. 현재 옥산서원 및 성암본은 두 개의 완질본으로 남아있다. 옥산서원본은 1573년경에 인쇄되었고, 성암본은 정덕본 중 가장 빠른 시기에 인쇄된 것이다. 이 두 완질본 모두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 코베이옥션 경매에 올라가는 삼국사기는 정덕본의 일부분이다. 완질본의 총 50권 중 권 22에서 26의 내용이 하나의 책으로 묶여 있다. 코베이옥션은 "옥산서원본과 비교했을 때 16세기 후반에 발간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2억5000만 원에 낙찰되어 놀라움을 안겼던 이인직의 ‘혈의루’가 다시 경매에 나온다. ‘혈의루’는 이인직이 1906년 '만세보'에 연재한 후 1908년 단행본으로 출판됐다. 초판 발행 1년 후에 재판이 이뤄졌으나, 한일병합 이후 발행 허가를 받지 못해 현존하는 수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번 출품물 또한 재판본이며, 코베이옥션은 “2024년에 나올 작품보다 상태가 훨씬 양호하다”고 전했다. 이인직의 또 다른 주요 작품도 공개될 예정이다. 1908년 유일서관에서 출판된 연극 신소설 ‘치악산’의 초판본이 그것이다. 이 작품은 본문 형식이 '대화체'로 되어 있으며, 창극으로 재구성되어 무대에 올려진 '은세계'와 유사하다. 그동안 거의 모든 판본을 찾아보기 힘든 작품이었다. 또한 백석의 유일한 시집 ‘사슴’의 초판본도 경매에 나올 예정이다. 사슴의 초판 인쇄본은 단 100부만 존재하는 희귀본이다. 백석은 1936년에 자신의 시집을 자비로 인쇄하였으며, 그 당시 문인들은 그의 시집을 구하기가 어려워 서로 돌려 읽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백석을 존경했던 시인 윤동주가 고등학교 시절 도서관에서 사슴을 빌려 직접 필사한 이야기도 있다. 초판본의 가격은 1936년 2원이었으며, 경매 시작가는 9000만 원이다. 경매에 출품된 작품들은 오는 28일부터 경매 당일인 5일 정오까지 서울 종로구 코베이옥션 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