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 초조대장경의 문화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그 미래적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포럼이 2025년 3월 19일 오후 2시, 대구시안전테마파크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대구광역시 동구팔공문화원이 주최·주관하고 대구광역시 동구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으며, 팔공산 부인사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문화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포럼은 이춘희 대구팔공문화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으며, 정인숙 동구의회의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주제 발표는 (전)고려대장경연구소 이지범 소장이 맡아 고려 초조대장경의 역사적 배경과 팔공산 부인사로 옮겨진 과정, 그리고 그 문화사적 가치에 대해 심도 깊은 발표를 진행했다. 토론자로는 박진관 영남일보 중부지역본부장과 김병우 대구한의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각자의 시각에서 고려 초조대장경의 의미와 활용 방안을 논의하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포럼에서는 고려 초조대장경이 팔공산 부인사로 옮겨진 배경과 그 과정에서의 역사적 의미가 집중적으로 다루어졌다. 고려 시대 몽골의 침입을 피하기 위해 옮겨졌던 초조대장경은 단순한 불교 경전을 넘어 당시의 문화와 지식을 집대성한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팔공산 부인사는 이러한 초조대장경을 보존했던 공간으로서, 대구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를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지범 소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문화유산의 전승과 보존을 위한 네 가지 기준을 제시하며, 문화유산의 미래적 활용 방향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첫째로 글로벌한 문화를 제공할 수 있는 의무를 언급하며, 단순히 국내 시각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인의 시각에서 고려 초조대장경의 가치를 재해석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로는 역사와 문화를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스페인의 올레길처럼 문화와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관광 자원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체적인 문화 마인드의 구축도 중요한 요소로 언급됐다. 다른 지역을 단순히 벤치마킹하는 것을 넘어, 대구만의 독창적인 문화 테마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경제적 가치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역사성·희소성·완전성을 갖춘 콘텐츠를 개발해 장기적인 문화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의 결론에서는 팔공산 부인사와 고려 초조대장경의 문화적 가치가 단순한 유산을 넘어 대구를 ‘천년 역사의 문화도시’로 자리 잡게 할 중요한 자산임이 강조되었다. 이를 위해 지역 문화자원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 방안 마련이 시급하며, 대구가 역사와 문화를 융합한 글로벌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대구광역시 동구팔공문화원은 "고려 초조대장경과 팔공산 부인사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함으로써 대구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한 문화·관광 자원의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안뉴스 안정주 기자 |